게이들의 합창, Vibr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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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보스는 합창단에 속해있다. 막연히 그런 줄로만 알고 있던 나는, 울 보스가 NYCGMC(New York City Gay Men's Chorus)에서 노래부른다는 것을 알고, 약간 헷갈려하던 그의 성정체성을 완벽히 파악하였다.

주제는 이것이 아니라, 이 게이멘코러스의 정기공연이 맨하탄에서 열렸다는 것. 내 직속상사가 공연하는 것데 안가는 것도 난감하고, FIT에서 공연하는 거라 가깝기도 한데다가 왠지 모르게 학교에 대한 그리움이 있어서, 큰맘먹고 티켓을 구입해서 보러 갔다. 회사에서 퇴근하면서 나름 꽃도 구입해 갔다^^

장소는 FIT Haft Auditorium. 난 울학교에 이런 데가 있는 줄도 몰랐다; D동에 있는 큰 대강의동 말하는 줄 알았는데 D동과 C동 사이에 있더라구. 규모는 꽤 작은 편이었고, 아무래도 그닥 주목받는 합창단이 아니어서 그런지 사람이 바글바글 많지는 않았다.(거의 아는 사람들이 보러온 간지.)

그리고 합창단원들이 객석을 돌아다니며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우리에게도 한명이 다가왔는데 울 보스가 합창단이라고 하니까 엄청 신기해한다. ㅋㅋ 이름을 말해주니 자기 바로 옆에 선다고 반가워 반가워 남발..^^

8시 정각이 되자 시작하는 공연......합창단이 줄을 지어 등장하는데 울 보스 찾느라 눈에 불을 켰다. 나중에 확인한 바로는 두번째 줄이었다. 그리고 울 보스는 bass 파트였음. 평소에도 목소리가 너무 좋고 낮아서 아 멋지다..했는데..베이스였군요^^

동성연애자들에 대한 편견이 어느정도 섞여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게이들이 모여있어서 그런지 훨씬 덜 딱딱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우선 청바지에 흰 셔츠나 티셔츠를 입고 나온 것부터 격식에 그닥 얽매이지 않는 공연임을 알 수 있었지.

선택곡들은 클래식에서 부터 팝송, 남아프리카의 전통노래까지 장르를 넘나들었는데 내가 들었던 합창단이라고 해봐야 소년합창단이 전부라, 이렇게 낮고 강하며 깊게 울려퍼지는 남자들의 목소리에 왠지 모를 감동이..ㅠㅠ
아무래도 프로는 아니고 아마튜어들이 모인 합창단이라 (자기가 돈을 내가면서 활동한다) 실력에서 약간 귀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지만..(목소리가 좀 심하게 튀는 사람들이 몇 있었고, 특히 솔로중에서는 되게 음감이 부정확하고 불안불안하게 노래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역시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모여 화음을 이루는 건 정말 멋지다.(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합창, 군무에 환자릉 함)

피날레는 그웬 스테파니의 'Wind it up'이었는데 이걸 보고서야 울 보스가 며칠동안 이 노래를 흥얼거렸던 이유를 알았다 ㅋㅋㅋㅋㅋ 아니 이 노래를 보스가 어찌알지? 했는데..ㅎㅎ..
굉장히 신기하게 노래를 해석해서 풀어냈다. 약간 애들 학예회같긴 했지만 정말 넘 웃겼다. 몸집이 자그마한 게이들이 여자분장을 하고, 몇명은 남자분장을 하고, 요를레이~이러면서 춤추는데..아 진짜 다른 공연에선 절대 절대 볼 수 없는 아주 값진 공연이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객들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참여를 이끌어내려던 나름 꽤 참신한 공연이었다. 클래식과 모던음악을 적절하게 섞은 것도 높이 평가할 만 했다. 실력면에서는 극찬할 수 없었던 것이 조금 아쉬울 뿐..

공연이 끝나고 보스에게 뜨거운 허그를 날린 후 꽃을 건네주니 넘넘 좋아라 한다. :) 담날 출근하고서도 꽃 고맙다고 하고 다른 사람들한테 '덕례는 내 공연 보러 왔다'고 막 자랑했음 ㅋㅋㅋ

사실 담 공연에 또 보러 오라고 할까봐 조금 걱정이긴 한데..-_-;; 이번처럼 FIT에서 하고 반값티켓을 구할 수만 있다면야 나쁘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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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하느니삽 2008/06/10 19:12 Permalink:: Edit/Del:: Reply
    패션업계에 게이가 많다고 하더니 가까운 곳에 한 분 계셨군요. 보스의 공연에도 열심히 찾아가고 역시 사회생활 잘하십니다. ㅎㅎ
    • BlogIcon Ray-* 2008/06/10 19:34 Permalink:: Edit/Del
      사실 게이가 아닌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든거이 요바닥이죠^^;; 저는 남성복이라 좀 덜한 거 같지만..;;;
      이번 한번으로 공연찾아가는 건 끝내구 싶은데 ㅠㅠㅠㅠ
  2. BlogIcon 세상 2008/06/10 20:06 Permalink:: Edit/Del:: Reply
    에어콘 고장난 회사에서 살아 돌아 오셨군요 ㅎㅎ

    음..저 야사시한 광고가 그 합창단 광고인건가요? 게이 답달까... 저거 가슴에 넣으면 아이언맨 될것 같이 생겼어요...아이언맨 안봐서 그냥 상상으로 ^^;
    • BlogIcon Ray-* 2008/06/10 23:44 Permalink:: Edit/Del
      내일은 어쩌죠 아 무서워요 ㅠㅠ ㅠㅠ ㅠㅠ

      저거이 공연 포스터였어요. 참 강렬하죠^^;;
      킥킥....그런데 잘 보면 바지 입었다긔요
      (아쉬워함?!)
  3. BlogIcon 서미덜 2008/06/10 20:45 Permalink:: Edit/Del:: Reply
    음..어디서 봤는데 뉴욕주 인구의 45%이상이 동성 커플 이라더근영..NJ,PA등등 동부는 거의 뭐... what a gay country(...)
    • BlogIcon Ray-* 2008/06/10 23:45 Permalink:: Edit/Del
      으악 도시의 반이 동성커플...이러니 제가 이모양..<-<-<-

      정말 무서운 도시네요..부딪히는 사람의 반이 게이...
      으에엥..ㅠㅠ
      ㅠㅠ
      나쁠 건 없지만 왠지 슬퍼요.<-
  4. BlogIcon .cat 2008/06/10 22:36 Permalink:: Edit/Del:: Reply
    보스가 그 쪽 분이셨군요. : )
    여튼 합창의 절묘한 화음은 멋지죠. ㅠㅅㅠ
    • BlogIcon Ray-* 2008/06/10 23:46 Permalink:: Edit/Del
      네 처음엔 약간 긴가민가했는데 이제 확실히 알게 되써용 흐..

      합창 짱이에용 진짜르;ㅅ;
  5. BlogIcon 수려 2008/06/10 23:23 Permalink:: Edit/Del:: Reply
    아 나도 합창공연 가고싶다ㅠㅠ 그런거 막 재밌지 으히히히
    • BlogIcon Ray-* 2008/06/10 23:46 Permalink:: Edit/Del
      ㅠㅠ 정말 넘 재밌었어..

      합창공연 막 챙겨보고 싶어졌음!
      그 웅장함..감동적이야;ㅅ;
  6. BlogIcon 시네마천국 2008/06/11 00:17 Permalink:: Edit/Del:: Reply
    야...저런 공연 아기자기하고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에 들어보니 프벡의 앤스워드 밀러도 그렇다던데....같은 옷을 입고 팔장 비스무리하면서 돌아댕기는걸 봤다고 하더군여~ ㅎㅎ
    • BlogIcon Ray-* 2008/06/11 13:20 Permalink:: Edit/Del
      우리 밀러 게이란 소리듣고 눈물 흘린 언니들 많았죠..ㅠㅠ ㅠㅠ ㅠㅠ
      마음을 접느라 얼마나 애썼는지 몰라요...으흐흐...ㅠㅠ
  7. BlogIcon Odlinuf 2008/06/11 03:57 Permalink:: Edit/Del:: Reply
    한 10년 전 어떤 나라 길거리에서 게이 퍼레이드하는데 전 것도 모르고 친구들이랑 재밌다고 같이 끼어서 따라다녔던 때가 생각나는군요. 다행히 나중에 알고선 식겁하며 뛰쳐 나왔지만 말이죠. ㅋㅋ
    • BlogIcon Ray-* 2008/06/11 13:21 Permalink:: Edit/Del
      ㅎㅎㅎㅎㅎㅎ 이런이런....클날 뻔 하셨겠어요!!!
      그래도 나름 색다른 경험이셨을텐데^^
  8. JENA 2008/06/11 09:33 Permalink:: Edit/Del:: Reply
    재미있겠다~!!
  9. BlogIcon xmaskid 2008/06/11 15:46 Permalink:: Edit/Del:: Reply
    전 FIT에서 딱 두과목 들었는데 남자도 별로 없고 있는 남자애들은 전부! 게이였다는...^^ 막상 첫 수업들을때는 그냥 보통 남자 대학생같던 애가 점점 정체가 드러나는것도 나름대로 재미있었어요~
    • BlogIcon Ray-* 2008/06/11 20:57 Permalink:: Edit/Del
      저도 같이 수업들은 남자애들은 진짜 한명도 빠짐없이 다 게이였어요. 그래도 좀 여성성이 적은 애들이라 거부감은 없었네요 왠지 더 쉽게 어울려 놀 수 있어서 좋았기두 하구요..크크크...^-^

      어린애들은 약간 오버하는 것 같아 그런데 제 또래 동연(전 게이를 요러케 부릅니다 ㅎㅎ;)이들은 좀 점잖더군요..히히..;; 나이값인가;
  10. intermezzo 2008/06/14 01:26 Permalink:: Edit/Del:: Reply
    앗, 이 합창단!! 회사 공연 프로모션하느라 여기 컨택했었는데 통화한 매니저가 아주 친절했던 기억이 있어요. ㅎㅎㅎㅎ 저도 예술계(;;;)에 있어서 그런지 주변 남자의 90%가 게이예요. 저번 회사 보스님도 게이셨죠. 나이는 50대 중반? 파트너분하고 집도 사고 오래오래 사시는데 연말파티에서 어떤 할머니를 제게 소개시켜주시면서 my mother-in-law라고 ^^
    • BlogIcon Ray-* 2008/06/14 01:31 Permalink:: Edit/Del
      앗 그렇군요!! 저도 표사려고 전화했는데 얼마나 또박또박 말도 잘하고 대답도 잘하고 친절하던지...표 픽업할 때 있던 사람도 동일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상냥하고 웃음가득한 얼굴이라 너무 좋았었어요..히히..
      intermezzo님은 음악쪽이신 것 같은데..맞나용?:$
      저희 보스도 연로하신 분이에요. 왠지 또래 게이들만 보다가 지긋한 분들을 보니까 확실히 동성애가 좀 더 진중하게 피부에 와닿더군요.. 어린애들은 왠지 장난처럼 보이는게 있거든요.(그네들에겐 좀 미안하지만;) 전 보스께서 그렇게 스테디하게, 행복하게 사시는 걸 보면 역시 사랑에는 국경도 성구분도 없다는 게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