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사랑,자유,히피, 뮤지컬 헤어 at central park


새벽같이 일어나 센팍으로 달려가 돗자리를 깔고 공짜표를 받으려고 5-6시간을 기다리던 여름마다의 이벤트,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를 찾아보기 시작한지도 벌써 3년째다. 재작년에는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작년에는 '로미오와 줄리엣'과 '한여름밤의 꿈' (두 작품 모두 셰익스피어 작품이었다.), 올해는 뮤지컬 '헤어'. '햄릿'을 봇봐서 조금 아쉬웠지만 영 기회가 안닿아서 쩝쩝....이 뮤지컬 '헤어'는 꼭 보고야 말겠다고 벼르고 있다가 시작한 첫주에 보러 갔다! 다행히 날씨도 좋아서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었음.:)
공원에 도착하니 아침 7시 40분쯤. 예년보다 약간 늦었는데 항상 자리잡은 위치에서 조금만 밀려났다. 그게 문제는 아니고, 올해는 잔디밭에 펜스를 쳐놔서 딱딱한 아스팔트에 블랭킷을 깔고 앉아서 기다려야 했던 것..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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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올 때마다 아웃도어용 접이의자를 사고 싶은 욕구를 아주 강하게 느낀다..-_-;; 하지만 사도 1년에 두번정도밖에 못쓸 거라 좀 망설여지는데 그냥 눈 꼭 감고 살까살까 살까 살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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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면서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고, 사진기로 장난도 하면서(M기능 카메라 사고 처음 써봤다.ㄱ- 항상 조리개우선모드로 해놓고 찍어서리 헐) 시간을 죽였다. 잠도 자보고...작년에 비해 시간이 좀 빨리 간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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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밑에 자리 잡았는데 다람쥐들이 도토리를 먹고 마구마구 밑으로 떨어뜨려서 몇개 맞았다. 꽤 아프다.-_- 깨끗하게나 먹지 아낄 줄을 몰라요...

1시가 되어 자리를 털고 일어나 또 거기서 30분동안 서서 드디어 표를 받았다. 그 와중에 앞에 끼어들기 한 영어 못하는 프랑스 소년과 한판 벌렸으나 별 성과없이 마음만 상하고 끝났다. 근데 그 아해도 꽤나 불편했던지 슬쩍 나가더라. 처음엔 좀 미안했는데 그렇게 빠져나간 후 어디 멀찍한 나무 뒤에 서서 그 앞에 있던 이탈리아 아지매랑 눈으로 무언의 의사교환을 하는 거 보고 '헐' 했는데 역시나 연극시간에 가보니 와서 앉아있었다.-_-
조낸 아무렇지 않게 완전 반가운척 '어머나~ 너 왔구나~~~' 인사한 나와 그. 너구리와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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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받은 후 집에 돌아와서 정줄을 놓은 채 자다가 지각할 뻔..;;; 부랴부랴 와서 들어가기 전에 찍은 사진. 뮤지컬이 한창 자유,사랑을 부르짖고 히피룩이 유행하던 때를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히피룩으로 연극을 보러 온 젊은이들이 아주 많았다. 그 중 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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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잡고 몰래 한장...여기서는 사진촬영이 아주 심하게 규제된다. 저같은 짓 하시면 안됩니다.-_-;
항상 무대의 오른쪽 끝에 앉았었는데 이번 공연은 신기하게도 왼쪽 표를 받았고 이쪽이 훨씬 좋았다. 무대도 한 눈에 보이고..흠.:)

여기서 '헤어'라는 작품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고 넘어가자면,
원작은 1968년에 공연된 뮤지컬. 1979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주인공 클로드는 머리를 기르고 친구들과 어울려 약도 하고 방종한 생활을 즐기다가, 군으로부터 징집영장을 받고 베트남 전쟁으로 향한다.
문장 하나로 압축되기엔 너무나도 즐거운 뮤지컬인데, 설명을 저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것이 참으로 아쉽군.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는 항상 연극을 해서, 그것도 thee따위의 고어를 남발하는 셰익스피어 극을 해서 알아듣기 힘들고 따라라기가 힘들었는데 '헤어'는 그렇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ㅠㅠ>
주인공 클로드는 작년 토니 베스트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주인공. 처음에는 머리색도, 모양도 달라서 전혀 알아보지 못했는데 연기도중 스프레이 뿌리듯 흩어지는 침들을 보며 '음..저거 왠지 낯익은걸..'했다가 플레이빌 보고 뒤집어졌다. 이 침스프레이는 이 배우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지 않을까?-_-

무대에는 장치가 전혀 없었지만 휑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캐스트들이 이리 번쩍 저리 번쩍. 심지어 객석까지 올라와 한시도 지루하지 않게 해주었다. 그네들이 입고 있는 히피룩을 보는 것도 정말 즐거웠는데 나는 아프로머리의 흑인아가씨들의 옷이 참 즐거웠다 효 효 효. 보고 있자니 히피룩은 별로 안좋아하지만 한 번 정도 스타일링 해보고 싶은 마음이..:) 근데 난 프린트는 진짜 안 어울린단 말야..ㄱ-;;;
성에 개방적이고 반전활동을 벌이며 마약에 쩔어살던 젊은이들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훔쳐듣는 것 같은 뮤지컬이었다. 아,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중 참 인상적이었던 문구가

SAVE WATER.
SHOWER WITH A FRIEND.

...뭐랄까 그네들의 사상을 굉장히 잘 표현하고 있다고나 할까...크흠.
오늘은 이아이랑 자고, 내일은 저아이랑 자고, 이것이 WE'RE THE WORLD. 전인류를 사랑하라. 모든 사람이 나의 형제요 자매다. 이런 류의 사랑을 보여주는 것 같으면서도 약간 당황스럽기도 하고...뭐 내가 그 시대에 살지 않아 모르겠지만... 그 시대에 그런 사상을 가지고 자란 사람들이 있기에 사회가 조금은 더 자유롭게 변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그렇게 자란 사람들이 늙고 나면 더욱 보수적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보았다.
여하간에 공연은 한시도 관객을 지루하게 해주지 않았고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안타깝고, 젊은이를 모두 전쟁으로 내모는 나라가 짜증나기도 했으며, 그네들에게 대항하는 상징으로 징집영장을 불태우는 장면에서는 국가에 대항하는 비장함이라기보다는 규제에서의 해방을 즐기며 축하하는 분위기가 심각하지 않은 그네들을 그대로 비추는 것 같았다.

그리고 기아 자동차 선전할 때 질릴 정도로 들었던 'LET THE SUN SHINE IN'이 이 뮤지컬 삽입곡이었다는 것도 깨달았다. 엔딩에서 끊임없이 울려펴졌는데, 모든 캐스트들이 객석으로 뛰어들어 관객들을 무대로 이끌어서 함께 정신없이 춤을 추었다. 끌려나간 사람들도, 자기 발로 무대로 달려나간 사람들도, 객석에서 그것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는 사람들도 모두 너무 즐거워했다. 목이 터져라 노래를 따라부르며 그 작은 파티를 만끽했다. 그 순간에 아 60년대에는, 자유를 사랑하고 모든 이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서로간의 거리가 없이 껴안고 함께 손을 잡고 춤을 췄구나 싶어, 그 시대를 누리고 자란 어른들에 대한 질투가 조금 피어올랐다.

아, 이 공연을 보는 내내 줄리 테이머의 영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계속 떠올랐는데 시대도 비슷하고, 등장인물들도 많이 비슷했던 거 같다. 흠..
히피라. 사랑이라. 자유라. 반전이라.
그 때의 젊은이들은 자기의 몸으로 그 모든 것을 직접 느끼고 겪었구나.. 역시 조금 질투가...흠...

작년과는 다르게 올해부터는 온라인에서도 표를 구할 수 있으니, 아침부터 6시간을 길에 던질 여유가 없는 분들은 http://publictheater.org/를 통해 표를 구해보는 것도 좋을 듯. 완죤 강추입니돠.
나는 온라인쪽에서 표를 구해서 한 번 더 보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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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하느니삽 2008/07/27 22:20 Permalink:: Edit/Del:: Reply
    손금을 보니 잘생긴 남편을 맞이할 운명입니다.
    • BlogIcon Raylene 2008/07/28 12:37 Permalink:: Edit/Del
      어이쿠 감사합니다..호호 근데 보통 손금볼 때 오른쪽으로 보지 않나용??
    • BlogIcon 하느니삽 2008/07/28 19:17 Permalink:: Edit/Del
      그러고보니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인데 주로 남자손금을 봐서 헷갈렸어요. -_-
    • BlogIcon Raylene 2008/07/28 21:07 Permalink:: Edit/Del
      아 그런 거군요...그건 몰랐는데 전 여자라 오른손으로만 보는 줄만 알고 있었네요^^;
  2. BlogIcon 시네마천국 2008/07/28 00:10 Permalink:: Edit/Del:: Reply
    아...정말 좋으셨겠네요!!

    휴가도 언제갈지 몰라 이러고 있는데...ㅠㅠㅠㅠ
    • BlogIcon Raylene 2008/07/28 12:37 Permalink:: Edit/Del
      휴가철 해운대가 사람반 물반이라면서요? ㄱ- 차라리 집에서 수박잘라 먹는게 나을 듯 헐 ㄱ-;;;
  3. BlogIcon 시네마천국 2008/07/28 00:10 Permalink:: Edit/Del:: Reply
    우여곡절 끝에 놈놈놈을 봤네요~ 휴....어찌나 이번 달엔 일들이 그리 많이 생기는지....
    • BlogIcon Raylene 2008/07/28 12:37 Permalink:: Edit/Del
      윽 보셨군요 아이 부러워.ㅠㅠ ㅠㅠ
      아무래도 9뭘 말이면 내려가겠죠? 으흑흑..ㅠㅠ
  4. BlogIcon Jena 2008/07/28 00:19 Permalink:: Edit/Del:: Reply
    손금이 먼가 신기하게 생겼엉.. ㅎㅎ
    그나저나 여전히 부럽다.ㅠ_ㅠ
    • BlogIcon Raylene 2008/07/28 12:38 Permalink:: Edit/Del
      엥 그래? ㅋㅋ 내 손금 그닥 특이한 건 없는데..생명선이 끝장나게 짧은 거 빼곳;;
  5. BlogIcon pastelwind 2008/07/28 00:46 Permalink:: Edit/Del:: Reply
    아.. 저도 휴가 가고파용. ㅠ.ㅠ
    • BlogIcon Raylene 2008/07/28 12:39 Permalink:: Edit/Del
      ㅠㅠ 날이 많이 덥지요;ㅅ; 바다는 근데 가지 마셔요. 그렇게 사람이 바글바글하다는데 스트레스만 될 듯;ㅅ;
  6. BlogIcon hiper 2008/07/28 01:25 Permalink:: Edit/Del:: Reply
    손금을 보니 결혼은 조금 늦추셔야겠군요

    하지만 잘생긴 남편과 연애를 오래 하면 된다능
    • BlogIcon Raylene 2008/07/28 12:53 Permalink:: Edit/Del
      후후 아직 3년 남았다능..ㄱ-;;;;;;

      근데 진짜 손금에 그리 써있어요?;;
  7. BlogIcon LILIS 2008/07/28 04:00 Permalink:: Edit/Del:: Reply
    SHOWER WITH A FRIEND!
    .. 라는 구호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 비누를 줏어라 " 가 될지도.
    ...
  8. BlogIcon Fallen Angel 2008/07/28 05:47 Permalink:: Edit/Del:: Reply
    일단 무료공연은 원츄에염..;;;; 공짜표 구경못한지 몇년됐는데...;;;
    • BlogIcon Raylene 2008/07/28 13:01 Permalink:: Edit/Del
      사실 액면가는 공짜지만...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면..6시간을 길가에 던지는 거니까요...꽤 센 가격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효효효..
  9. BlogIcon Odlinuf 2008/07/28 10:20 Permalink:: Edit/Del:: Reply
    작품설명 읽는 내내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포레스트랑 제니가 워싱턴기념탑을 배경으로 극적인 조우를 하는 장면이 생각나던데요? 이참에 한번 더봐야겠네. 암튼 부러운 레이님. ;-)
    • BlogIcon Raylene 2008/07/28 13:03 Permalink:: Edit/Del
      아 맞다 포레스트 검프도 있군요...^^;
      근데 전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더 강렬하게 떠오르더라구요. 영화 전체적으로 그런 색조가 깔려있어서리..효효... 말씀하시니 포레스트 검프도 그리워지는군요.:)
  10. BlogIcon 소금 2008/07/28 12:28 Permalink:: Edit/Del:: Reply
    이야~ 펜스를 쳐놨다고 안 들어가는군요? 에헤~ NY를 다시 보게 될 줄은...
    응?! 저 대머리 아저씨가 앉은 의자를 옥션에서 본 것 같은데?! 3~4천원하던가?
    각설하고, 공연이 한낮 야외의 저런 무대에서 한다는게 색다른 것 같아요. 조명효과가 그리 나지도 않을 뿐더러
    음향 문제가 생길 듯 한데 말이죠. 뭐, 다들 신이 날 정도라면 그런 건 기우인가 보네요.
    • BlogIcon Raylene 2008/07/28 13:06 Permalink:: Edit/Del
      뭐 자발적으로 다 안들어가니까 다른 사람들도 자연히 그 앞에 자리 잡게 되더군요..^^
      접이 의자 아예 조립식으로 사면 자리도 많이 안차지하고 편할 것 같아서 고민중이에요 효효

      아 저 시각이 벌써 8시였답니다. 낮이 길어서 저때는 밝았지만 곧 어두워졌어요..^^
  11. BlogIcon xmaskid 2008/07/28 13:36 Permalink:: Edit/Del:: Reply
    전 다음주에 애비뉴 큐 보러갑니다...^^
    • BlogIcon Raylene 2008/07/28 21:06 Permalink:: Edit/Del
      아앗 부럽습니다!!
      그거 너무 보고 싶은데 계속 기회가 안닿더라구요 아우..ㅠㅠ;; 로터리라도 함 해볼까 생각중이에요.
      보고 오셔서 어땠는지 꼭 말씀해주세용/ㅅ/
  12. BlogIcon 제노 2008/07/28 19:59 Permalink:: Edit/Del:: Reply
    유유자적하시는 Ray님의 포스팅은 항상 부럽습니다. 언제 초대해 주실꺼에요? ㅠ.ㅠ
    • BlogIcon Raylene 2008/07/28 21:06 Permalink:: Edit/Del
      호호 사실 이렇게 본격적으로 유유자적하는 일은 별루 없어용^^;;;
      여름에는 이렇게 실컷 즐기고 이제 추워지면 또 방콕..킥킥..^^;
  13. svaradeva 2008/07/28 20:05 Permalink:: Edit/Del:: Reply
    손금이!!! ㅎㅎ 남좌여우라 오른손을 보여주시죠 ㅎㅎ
    • BlogIcon Raylene 2008/07/28 21:07 Permalink:: Edit/Del
      왼손이랑 똑같애요~~하고 보니까 좀 다르긴 다르네요 ㅎㅎ 근데 손금볼 줄 아는 애들이 봐도 제 손금은 진짜 특이하다고 하더라구요 ㅎㅎ;